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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지갤러리, 함진 개인전 <엄마> 개최


 

1112일까지

현실을 풍자적으로 표현

 

 

 

함진은 초기 작업에서 초소형 인물을 실제의 사물들과 함께 배치함으로써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풍자적으로 표현하였다. 이후의 작업에서는 검정의 단색으로 이루어진 추상적인 형상으로 자신만의 조형감각을 보여주다가 최근에는 색이 다채롭게 드러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이번 개인전인 <엄마>에서도 그는 여러 형태와 색을 가진 입체 작업을 선보인다.

함진이 작업을 만들어 나가는 방식은 단순하다. 그는 색깔 점토(폴리머클레이)를 주재료로 사용하는데 특별한 도구 없이 자기 손으로 온전히 다루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작가에게 있어서 이전부터 지금까지 아주 작은 세밀한 작업을 하기 위해 사용되는 도구는 손이다. 좀 더 명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손바닥이나 손가락 전체가 아니라 손끝이다. 우선 그는 다양한 색의 점토를 조금씩 떠내어 두 손가락으로 비벼서 뒤섞는다. 그리고 이를 넓게 펼쳐서 가느다란 철사 혹은 나무 꼬챙이와 같은 기본적인 뼈대에 붙인다. 그 이후에는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면서 손으로 붙이고 늘리고 바늘과 같은 도구로 찌르고, 밀고, 당기면서 형태를 만들어 나간다. 마지막으로 이것을 구워서 고정한다. 이와 같은 작업 방식에 특별한 규칙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작가는 자신의 손끝과 점토가 결합하면서 변해가는 조형의 형태에 따라 본능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선택할 뿐이다.

이러한 제작 방식은 작가에게 있어 신이 세상을 창조하는 것과 같이 전지전능한 능력을 획득하기 위한 것처럼 보인다. 그렇기에 전시 제목인 <엄마>는 말 그대로 엄마이기도 하면서 모성, 생명력, 창조성, 자연을 상징하는 대지모신(大地母神)의 의미로 읽힌다. 다양한 모양과 색으로 이루어진 그의 창조물은 여러 생명체가 결합한 괴물 같기도 하고, 미생물이나 세포와 같은 유기체처럼 보이기도 한다. 혹은 이들은 생명체가 아닌 추상적인 덩어리에 불과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또한 그는 이번 전시에서 이러한 작품들을 이전처럼 하나의 연결된 상황이나 설치로 구성하지 않고 각자의 좌대 위에 놓인 독립된 대상으로 전시하고 있다. 전시장에서 그가 만든 창조물들은 하나의 세계를 이루고 있는 하부 구조의 구성원으로 놓여있지 않고, 하나하나가 자신만의 우주를 지닌 작지만 커다란 개별적인 존재로 나타난다.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