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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셸 오토니엘: 정원과 정원> 개최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야외조각공원, 덕수궁 정원

 

 

프랑스의 동시대 중견 미술가 장-미셸 오토니엘 개인전

 

서울시립미술관(관장 백지숙)은 ‘유리구슬 조각’으로 잘 알려진 프랑스의 대표적인 현대미술가 장-미셸 오토니엘의 개인전 <장-미셸 오토니엘: 정원과 정원>을 서소문본관과 야외조각공원, 덕수궁 정원에서 8월 7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유리, 스테인리스스틸, 금박 등의 다양한 물질과 풍부한 의미를 엮어 아름다움과 경이의 세계를 선보여온 프랑스 출신 작가 장-미셸 오토니엘(1964년생)의 개인전으로 2011년 프랑스 퐁피두센터의 전시 이후 최대 규모이다. 장-미셸 오토니엘의 작품 세계를 구성한 주요 작품 74점을 한자리에 선보이며 작가가 최근 10년간 발전시킨 작품 세계를 조망한다. 

전시 제목인 ‘정원과 정원’은 실제 여러 개의 전시 장소를 지칭하면서 또한 예술로 다시 보게 되는 장소의 의미 그리고 관객의 마음에 맺히는 사유의 정원을 포괄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2000년 초반부터 이어온 공공 야외 설치작업의 연장선상에서 작가의 주된 영감의 원천인 ‘정원’을 매개로 서울시립미술관과 야외조각공원 그리고 덕수궁에서 전개됨으로써 미술관을 넘어선 다양한 공간에서 대중에게 접근한다. 이번 전시는 덕수궁 관람 후 서소문본관 야외조각공원을 거쳐 전시실로 이어지는 관람 동선을 추천한다. 

오토니엘은 2000년 프랑스 파리의 지하철역을 비롯한 베르사유궁전과 프티 팔레 같은 공공 공간에서 예술과 퍼블릭의 만남을 지속적으로 시도해 왔다. 2000년 팔레 루아얄-루브르 박물관역에 설치한 <여행자들의 키오스크>는 파리 지하철 개통 100주년을 기념한 공모작으로 마법의 공간에 들어서는 듯한 폴리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나에게는 미술관을 나서서 거리로 나가는 비전과 열망이 있다. 예술과 작가는 퍼블릭을 만나기 위해 나가야 한다”라고 말하는 오토니엘의 세계는 대중의 삶과 자연, 역사와 건축이 어우러진 공공 공간에 조응하며 이들을 연결하는 매듭 같은 형태로 전개된다. 

전시 연계프로그램으로는 덕수궁 정원과 서울시립미술관, 정동길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보는 <정동의 정원을 걷다>가 운영될 예정이다. 또한 팬데믹 이후 감소한 문화 향유의 기회를 증대하기 위해 학교 밖 청소년을 초대하여 큐레이터가 진행하는 전시 투어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그 밖에도 작가의 전시 해설 영상인 <투어 바이 오토니엘>(가제)이 서울시립미술관 유튜브에 업로드될 예정이다. 

 

 

▲ <장-미셸 오토니엘: 정원과 정원> 전시 중  미의 수호, 예술에 바치는 오마주 <거울 매듭> 부분. ⓒ Kim YongKwan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 덕수궁의 역사와 자연이 주는 깨달음 <황금 연꽃>, 희망과 염원을 바치는 <황금 목걸이>  오토니엘은 자연과 서사, 상징이 어우러진 한국의 고궁과 정원에서 프로젝트 진행을 희구하던 중 연잎으로 덮인 수면과 작은 섬을 지닌 덕수궁의 연못을 보고 즉시 덕수궁을 전시 장소로 결정했다. 오토니엘은 덕과 장수의 뜻을 지닌 궁에서 펼쳐진 역사를 사색하고 고행과 깨달음의 상징으로 스테인리스스틸 구슬 위에 손으로 금박을 입힌 <황금 연꽃>을 설치하였다. 섬의 나뭇가지에는 꿈이 이루어지길 기원하는 의미에서 <황금 목걸이>를 걸었다. 나무에 걸린 목걸이는 영험한 나무에 소원을 비는 인류의 오랜 풍습을 떠올리게 하며 소원을 적어둔 ‘위시 트리(wish tree)’처럼 우리 안에 있는 열망과 미래의 희망을 상징한다. <황금 목걸이>는 서울시립미술관 조각공원의 나무에도 설치되어 덕수궁과 미술관을 이어주며 주변의 풍경을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 CJY ART STUDIO

 

 

▲ 상처를 품고 새로운 희망의 세계를 펼친 <푸른 강> (최대 규모), 코로나 극복 의지와 미래를 기원하는 <프레셔스 스톤월> (부분 신작), 무한히 열린 가능성과 인연의 우주를 표현한 <와일드 노트>  미술관 1층 전시장을 채운 모뉴멘털 설치는 세 작품으로 구성된다. 우선 <푸른 강>은 인도의 유리 장인들과 협력하여 제작한 유리벽돌 7500여 장으로 구성된 바닥 설치작품이다. 오토니엘의 유리벽돌은 멀리서 보면 빛나지만 가까이에서 살펴보면 미세한 기포와 불순물이 있어 아름다움의 현실적 취약함과 꿈의 상처를 표현한다. 유리벽돌을 육면체 부조로 설치한 <프레셔스 스톤월>은 성소수자운동의 시발점이 된 1969년 뉴욕에서의 스톤월 항쟁과 관련한 오마주에 이어 코로나 팬데믹 시기 경험을 연장한 시리즈이다. 시간과 목표가 상이한 두 개의 사건은 힘없는 개개인이 발휘한 극복 의지와 해방감을 공유하며 작가는 이를 미니멀한 형태와 불꽃처럼 일렁이는 반사광으로 표현하였다. 천장에 매달린 조각은 3차원 공간에서 풀어지지 않은 채 무한 변형을 거듭할 수 있는 매듭을 일컫는 수학 용어인 ‘와일드 노트’를 표현한다. <와일드 노트>는 프랑스의 정신분석학자 라캉이 주장했던 상징, 상상, 실재계 간의 관계를 참고하고 2015년경부터 발전된 매듭 연작이다. 서로를 비추고 관계하며 무한한 변형을 거듭하는 상징, 상상, 실재의 세계는 오토니엘의 미학이자 그의 우주관이며 작가가 관객과 나누고자 하는 비전이다. ⓒ Kim YongKwan 서울시립미술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