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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명은 개인전 <내가 안고 있는 겨울>


 

자신이 마주하는 대상을 통해 본다는 것이 무엇인지

 

 

시간을 하나의 공간으로 인식, 1년의 시간 새롭게 재구성

 

서울 반포대로에 위치한 페리지갤러리에서는 오는 5월 7일까지 전명은 개인전 <내가 안고 있는 겨울> 전시를 개최한다.

전명은은 자신이 마주하는 대상을 통해 본다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는 작가이다. 그는 자신이 바라보는 특정한 대상에서 발견되는 요소들 이면에 존재하는 다층적인 의미들을 함축된 형태나 모습으로 드러내는 사진 작업을 해오고 있다. 작가에게 이러한 작업은 다양한 사람들과 사물 그리고 풍경에 익숙해지며 그 거리를 좁혀나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것을 담아내는 행위이다.

이번 전시 <내가 안고 있는 겨울>은 시간을 하나의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는 작가의 태도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제목으로부터 계절에 관한 이야기를 암시하는 이 전시는 겨울을 지나 다시 찾아온 봄에 시작한다. 또한, 전시되는 개별 작품의 제목들은 모두 1월에서 12월 중 한 달의 이름으로 구성되어 작가 자신의 주변 존재들을 통해 인식된 것들로 1년의 시간을 새롭게 재구성하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이는 과거나 현재 그리고 미래에 삶의 가장 깊숙한 부분에서 관계를 맺고 있는 부분을 공유하는 상황에서 드러나며, 사진을 찍는 ‘나’를 포함한 다양한 존재들로 이루어진 시공간에서 나타난다.

전시되는 작품들은 서로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보이지 않고 파편적인 느낌을 주는데 이러한 배치는 우리가 경험을 재구성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경험들은 비정형적으로 교차하는 시간의 흐름을 통해 때로는 느슨하고 때로는 정교하게 연결된다. 이는 구체적인 서사에 기인하기도 하지만 그날의 날씨, 분위기와 같은 비가시적인 요소들로 강하게 인식되기도 한다. 작품들에서 우리는 일월에서 십이월까지의 시간에 그 공간을 채웠던 빛과 공기의 흐름을 온전히 담고 있는 인물과 사물, 풍경을 보게 된다. 이와 같이 작가가 주목하는 것은 특별하게 초점이 맞추어진 대상이 아니라 시간이 이미지화되는 공간이다.

결국 이번 작업은 전명은이 자신과 나란히 마주치는 무수한 것들과 어떤 관계를 맺으며, 이것을 어떻게 사진으로 담아내어 의미를 만들어내는가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의 흔적이다. 그는 시각에만 의존하지 않고 우리가 실제로 알 수 없는 것, 보이지 않는 것, 화면에 담기지 않는 많은 것들에 대한 감각을 사진으로 표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의 사진은 자신과 타자, 세상의 관계망 안에서 생동하는 다양한 흐름과 진동을 가시화하는 과정으로 볼 수도 있다. 우리가 그의 작업에서 읽어내야 하는 것은 촬영의 주체인 ‘나’와 카메라 너머의 ‘그’들이 촬영 과정에서 서로 연결되며 만들어 내었던 공기, 그 장소가 가지고 있었던 흐름이며, 이를 느끼기 위해서는 관객 자신에게 내재되어 있는 여러 감각들에 대한 경험이 필요하다. 작가의 1년 동안의 여정으로 채워진 이번 전시가 서로에게 충실하게 비추어지는 수평적인 시선으로 각자의 시공간에 흔적을 새롭게 남기는 경험이 되길 바란다. 070-4676-70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