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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지갤러리, 이병호 개인전


 

7월 29일까지, 특정한 의미에 고정되지 않은 조각

인체를 대상으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유동적인 조각 추구

 

페리지갤러리는 6월 2일부터 7월 29일까지 이병호 작가의 개인전 를 개최한다. 조각, 부분을 의미하는 단어 를 전시 제목으로 사용하는 것은 하나의 부분은 온전한 하나로, 온전한 하나는 다시 어떤 부분으로 순환하는 것을 보여주고자 함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작가는 조각이라는 매체의 기본적인 성질인 덩어리, 무게, 실존, 고정됨, 완전함 같은 단어에서 벗어나 가볍고, 변화 가능성이 충만하고, 특정한 의미에 고정되지 않은 조각에 다다르고자 한다.

이병호는 초기의 작업에서부터 인체를 대상으로 삼아 왔으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유동적인 조각을 추구하고 있다. 그가 천착하는 주제는 인체의 형태를 다양한 조각적 방법론 안에서 분석하고 관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그중에 그의 관심을 사로잡은 것은 토르소의 양감 있는 몸과 더불어 분리되어 버린 머리, 팔, 다리이다. 

그가 지속해 작품의 제목으로 삼고 있는 에서 ‘아바티(Abattis)’는 프랑스어로 가금류의 몸을 제외한 날개, 다리, 내장과 같은 자투리 부위를 말하는 것으로 요리에서 선택받지 못한 부분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는 이를 의미 없이 떨어져 나간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재조합되어 온전한 무엇인가로 다시 나타날 가능성으로 충만한 조형적 대상으로 바라본다. 따라서 그의 작업에서 부분이라는 것은 중요한 작업의 테제 중 하나이다. 작가의 의도와 감각에 따라 선택되고 연결된 부분들은 ‘Eccentric’의 의미처럼 기괴하고 기이한 하나의 조각이 된다.

또한 ‘복제’는 ‘부분’과 더불어 그의 작업 과정에서 근간이 되는 중요한 요소이다. 작가가 복제에서 주목하는 것은 무엇인가의 시작점이 되는 원본과 이를 통해 무한히 반복되어 나가는 지속적인 흐름이다. 그는 자신이 이전 작업에서 만들어 낸 형태들을 복제와 재조합의 대상으로 사용하며, 전혀 다른 맥락에 배치함으로써 새로운 의미를 불러일으킨다. 

예를 들어 인체의 형태를 규격화된 제품과도 같이 반복적으로 제작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인체는 어떤 변화와 연결을 통해 다른 무엇인가가 되기 위한 재료가 되며, 이에 따라 사람의 형태를 가진 하나의 사물로 변모한다. 거기에 더해 최근에 작가는 이 인체들을 디지털 이미지로 전환해 다양한 형태들을 축적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다양한 색을 작품의 표면에 사용하고 있는데 거즈를 붙여 새로운 표면을 만들거나 석고에 색 안료를 섞어 도색을 하고 있다. 그는 붓을 마치 조각의 도구처럼 인식하고 색을 칠할 때 긁어내거나 깎아내고, 덧붙이고 덜어내는 것과 같이 사용하는데 이러한 표면에서 이루어지는 표현을 소조 작업하듯이 진행헸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그는 형태를 따라가거나 무시하고, 이미 만들어진 표현의 틀에서 벗어나 선택함으로써 자신의 눈 앞에 펼쳐진 대상에서 자유롭게 움직이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