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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아리와 서리의 도서관>


 

페리지갤러리, 4월 29일까지

박선민 작가 개인전

 

페리지갤러리는 4월 29일까지 박선민 작가의 개인전 <메아리와 서리의 도서관>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관객은 커다랗고 비정형적인 책상의 위아래에 놓인 여러 조형물과 장치들을 마주하게 된다. 책상 위에는 여러 형태의 얼음덩어리가 놓여 있는데 자연스럽게 녹았다 얼기를 반복하면서 만들어진 반질반질하거나 울퉁불퉁한 표면을 관찰할 수 있다. 

얼음 사이사이에는 책을 엎어놓은 것 같기도 하고 A형 텐트 같기도 한 형태의 유리판들이 놓여 있는데 각기 다른 곳에 그어진 직선들이 중첩되어 보인다. 이는 작가가 읽었던 책에서 중요하게 생각된 문장이나 단어에 밑줄을 그은 뒤에 글을 제외하고 선만 옮겨 온 것이다. 그리고 책상 여기저기에는 다녀간 관객들이 두고 간 커피잔과 커피를 흘린 흔적들이 남아있다. 

한편, 책상 아래에 드리워진 커튼 안쪽에는 누울 수 있는 자리와 헤드폰이 준비되어 있다. 헤드폰을 쓰고 누우면 무엇인가 타는 소리, 책장 넘기는 소리, 열대 우림의 소리 같은 것이 음악에 뒤섞여 들리고, 책상 아래에서 작동하는 냉각장치에서 나오는 소리와 진동, 약간의 온기, 바람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이처럼 <메아리와 서리의 도서관>에서 관객은 위와 아래, 수평과 수직 그리고 곡선의 서로 다른 형태와 리듬을 가진 시공간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책상의 위아래에 제시되는 여러 장치들은 보이지 않는 시간의 조형성과 그 구조를 온몸으로 경험하기 위한 도구임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작가에 의해 제공되는 각각의 독립된 요소들이 서로 매개되어 다양한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사고와 행위가 중요한데, 이러한 매개의 과정으로 인해 비로소 일직선으로 흘러가는 시간이 서로가 서로에게 침투하고 영향을 받는 전혀 다른 시간의 구조로 변모하게 될 것이다.